자유게시판/나라는 프로그램이 돌아갈 수 있는 사람

자유·잡담운영자🔑 주인장

나라는 프로그램이 돌아갈 수 있는 사람

2026-09-03 03:30:04

사람을 볼 때 나는 예전부터 혼자 ‘겉사람’과 ‘속사람’이라는 말을 썼다. 겉사람은 말 그대로 눈에 보이는 모습이다. 외모나 몸, 옷차림이나 스타일 같은 것들. 속사람은 그 안에 들어 있는 마음이나 생각.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그 사람 안에 들어 있는 영혼 같은 거다. 컴퓨터로 비유하면 겉사람은 하드웨어고, 속사람은 그 안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나 운영체제 같은 느낌이다 물론 나도 예쁜 하드웨어 좋아한다. 이건 부정 못 한다 근데 예쁜 하드웨어는 세상에 널리고 널렸다. 내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그 사람의 속사람이라는 그릇인 것 같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나라는 프로그램이 좀 까다로운 프로그램인 것 같아서 용량이 큰 건지, 최적화가 덜 된 건지, 쓸데없는 기능이 너무 많이 달린 건지는 모르겠다. 백그라운드에서도 이것저것 많이 돌아가고 가끔 감정 로그도 장문으로 뿜어낸다 살면서 생각해보면 나라는 프로그램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 운영체제는 없었던 것 같다. 굳이 들어가려면 내 기능 일부를 꺼야 할 것 같고, 조금 다른 버전의 나처럼 행동해야 할 것 같고, 어떤 곳에는 애초에 나라는 프로그램이 설치될 공간 자체가 없는 느낌도 있었다. 그래서 가끔은 그냥 내가 호환성이 좀 떨어지는 프로그램인가 싶기도 했다 근데 생각해보면 사람도 결국 서로 잘 맞는 방식이 따로 있는 것 같다. 누가 더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서로의 속사람이 잘 맞는가 하는 것. 내가 굳이 다른 버전으로 바뀌지 않아도 되고, 내 기능 몇 개를 억지로 꺼놓지 않아도 되고, 그냥 나인 채로 편하게 돌아갈 수 있는 사람. 나는 그걸 사람끼리의 호환성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겉사람도 좋으면 더 좋다 좋은 건 좋은 거니까 굳이 아닌 척할 필요도 없고. 하지만 예쁜 겉사람은 세상에 많다. 결국 오래 보게 되는 건 그 안에 있는 속사람인 것 같다. 나라는 프로그램이 나인 채로 돌아갈 수 있는 그릇. 그런 운영체제가 세상 어딘가에 있다면 꽤 귀한 인연이지 않을까 싶다

조회 0댓글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 쓰기

게시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

2026.10.11 기준 검수 완료 — 내용 변경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