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 이런 소극장이 있었네 — 북문누리아트홀
2026-09-06 05:50:29
예전에 잠시 소모임을 운영한 적이 있었다. 평소 재즈에는 관심이 있었는데, 어느 날 문득 클래식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공연 하나를 예매했고, 그때 처음 가본 곳이 북문누리아트홀이었다. 첫인상은 한마디로 미니멀. 공간도, 좌석도, 무대도 딱 소극장이다. 처음 보면 “생각보다 작네?” 싶을 수도 있다. 그런데 막상 공연이 시작되면 그게 오히려 장점이 된다. 음향도 좋았고 시야도 좋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극장이니까. 연주하고 노래하는 사람이 정말 바로 앞에 있다. 멀리 있는 무대를 바라보는 느낌보다 같은 공간 안에서 공연을 직접 듣는 느낌이 훨씬 강했다. 좌석은 지정석이 아니라 선착순이었다. 이게 조금 애매한 부분이기도 하다. 좋은 자리를 원하면 조금 일찍 가야 한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가 소극장하고 잘 어울리기도 한다. 그리고 가격. 솔직히 저렴했다. 이 정도 거리에서 공연을 가까이 보고 듣는 경험을 생각하면 꽤 괜찮았던 기억이 난다. 주차도 처음에는 조금 걱정했는데 의외로 주변에는 차를 댈 만한 곳이 있는 편이었다. 무엇보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공연 마지막에 들었던 ‘잔향’이라는 곡이다. 그날 유난히 감동적으로 들렸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오래 기억에 남아서 지금도 가끔 생각나면 찾아 듣는다. 좋은 공연장의 기준이라는 게 꼭 크고 화려한 시설만은 아닌 것 같다. 작은 공간에서 좋은 음악을 가까이 듣고, 몇 년이 지나도 한 곡이 기억에 남는다면 그것도 충분히 좋은 공연장이 아닐까. 나는 나중에 보사노바 공연이 열린다면 다시 한번 가볼 생각이다. 작지만 가까운 공연장. 북문누리아트홀은 그게 가장 큰 장점이었다. 작아서 더 좋았던 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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